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이하 항우연) 연구진은 지난 3일 대전 본원 내부 시설을 공개하며 대한민국 우주 영토 확장을 위한 핵심 기술 개발 현주소도 함께 전했다.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누리호 엔진 국산화와 독자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에 사활을 거...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이하 항우연) 연구진은 지난 3일 대전 본원 내부 시설을 공개하며 대한민국 우주 영토 확장을 위한 핵심 기술 개발 현주소도 함께 전했다. 2032년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누리호 엔진 국산화와 독자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항우연 연구실 한편에는 섭씨 3,200도의 고온을 견뎌낸 누리호 엔진 실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엔진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벽을 콜라 캔 수준으로 얇게 설계하는 초정밀 제작 기술이 적용됐다.연구진은 단 하나의 엔진을 완성하기 위해 186회에 달하는 연소 시험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폭발 위험은 연구원들에게 로봇같은 강철 멘탈을 선물했다.실제 엔진 제작에는 국내 수십 개의 중소기업이 참여하며 공공 주도의 기술이 민간 생태계로 전이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달 궤도선 '다누리'는 당초 설계된 1년의 임무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며 순항 중이다. 이는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동결 궤도(Frozen Orbit) 진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원래 계획했던 궤도는 아니었지만, 연료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이 고안해낸 고육지책이 오히려 세계적인 수준의 달 표면 사진과 자기장 데이터를 얻는 전화복위의 계기가 됐다.다만, 이러한 성과는 매일 밤샘 계산을 이어가는 연구진의 '라색'한 눈과 맞바꾼 결과이기도 하다.
위성이 발사 전 거치는 우주환경시험센터는 축구장 크기의 거대한 시험 시설이다. 이곳에는 발사 시의 150데시벨 소음을 견디는 음향 챔버와 우주의 진공·극저온 환경을 모사하는 열진공 챔버가 있다.액체 질소를 활용해 영하 190도까지 온도를 낮추는 시험은 위성의 생존을 결정짓는 가장 가혹한 관문이다. 연구진은 챔버 문을 다시 열 때 문제가 발견되지 않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시험에 임한다. 이는 기술의 완성도가 곧 국가 예산의 손실 방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동안, 한국은 이제 막 재사용 로켓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국가 예산에 의존하는 정부 주도 방식은 안정적이지만, 민간의 빠른 혁신 속도를 따라잡기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우주 산업의 주요 쟁점 요약]▪️KPS 구축 : 독자 위성 8개를 띄워 자율주행·금융 인프라의 완전한 독립 추구.▪️재사용 로켓 : 발사 비용 절감을 위한 하반신 회수 기술 개발 착수.▪️민간 이전 : 항우연의 원천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으로 본격 전수 중.
현재 개념 설계 중인 달 착륙선 프로젝트는 2032년 발사 시 95% 이상의 성공 확률을 목표로 한다. 성공적인 KPS 안착과 민간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향후 10년 내 국내 우주 산업 시장 규모는 현재의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글로벌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우수 인력 유인책 마련이 필수적인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