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 세계의 부와 지혜가 모여들던 인류 문명의 심장 이집트가, 2026년 현재 국가 파산의 벼랑 끝에 내몰렸다. 앞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대통령이 직접 경제 비상사태를 선언할 만큼 상황은 처참하다. 하지만 국민들이 끼니를 걱정하는...
한때 전 세계의 부와 지혜가 모여들던 인류 문명의 심장 이집트가, 2026년 현재 국가 파산의 벼랑 끝에 내몰렸다. 앞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대통령이 직접 경제 비상사태를 선언할 만큼 상황은 처참하다.하지만 국민들이 끼니를 걱정하는 와중에도, 사막 한복판에는 수십조 원을 쏟아부은 초호화 유령 도시가 세워지고 있다. 지식 정보 유튜브 채널 '궁금소'는 최근 영상을 통해 이 기묘하고도 비극적인 이집트의 모순적 경제 상황과, 나라를 병들게 한 군부 기득권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쳤다.
현재 이집트 서민들의 삶은 붕괴 직전이다. 식탁의 기본 식재료인 양파 1kg의 가격이 불과 얼마 사이 400%나 폭등했다. 여기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여파로 글로벌 물류가 우회하면서, 이집트의 핵심 돈줄인 수에즈 운하의 통행료 수입마저 40%가량 감소했다.이처럼 나라 금고에 달러가 말라가고 있음에도,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동쪽 사막에 무려 580억 달러(약 80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빚을 내어 '신행정수도'를 건설하고 있다. 600만 명을 수용하겠다며 아프리카 최고층 빌딩 등을 세웠지만, 현재 거주민은 1,200가구 남짓에 불과한 거대한 유령 도시로 전락했다.국가가 파산 위기에 처했는데도 막대한 빚을 끌어다 초대형 토목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해답을 이집트 군부에서 찾는다.
이집트 현대사에서 군대는 단순한 국방 조직이 아니다. 1952년 가말 압델 나세르의 쿠데타 이후, 군부는 외세에 맞선 '민족의 구세주'로 추앙받으며 국가 권력의 정점에 섰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무바라크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최초의 민간인 대통령 무르시가 선출됐으나, 그가 군부의 예산 투명성을 요구하자 2013년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엘시시가 다시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환했다.엘시시 집권 이후 군부는 국가 경제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주식회사처럼 사유화했다. 확인된 군부 소유 기업만 97개에 달하며, 시멘트와 철강 시장의 36%를 장악하는 등 건설, 식품, 가전, 심지어 생수 시장까지 손을 뻗쳤다.군부 기업들은 세금을 면제받고 징집병들을 헐값의 노동력으로 부리며 인허가권까지 독점한다. 수에즈 운하 확장이나 신행정수도 건설 같은 메가 프로젝트 역시 국가 발전을 빙자해 공사를 수주하는 군부 기업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민간 기업들은 도태되거나 해외로 떠났고, 경제의 역동성은 완전히 죽어버렸다.
2014년 460억 달러였던 이집트의 외채는 2026년 현재 1,650억 달러(약 230조 원)로 세 배 이상 폭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수차례 군부 기업 민영화와 경제 개혁을 요구했으나 엘시시 정권은 요지부동이다. 군부의 지지 없이는 정권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이토록 경제가 망가졌음에도 이집트가 파산하지 않고 버티는 비결은 얄궂게도 이집트의 지정학적 몸값에 있다. 서방 국가들과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 국가들은 인구 1억 명이 넘는 이집트가 붕괴할 경우 감당해야 할 후폭풍을 두려워한다.제2의 아랍의 봄이 터져 수백만 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지고 중동 안보가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이집트에 막대한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엘시시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막을 방패'를 자처하며 빚으로 빚을 막는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땜질식 처방은 한계에 다다랐다. 2026년 이집트 예산안을 보면 국내총생산(GDP)의 11.2%가 오로지 빚 이자를 갚는 데 쓰인다. 이는 교육, 의료, 복지 예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기막힌 수치다.외신과 전문가들은 2026년 하반기가 이집트 운명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계에 달한 민중들의 분노가 폭발하거나, 줄어든 이권을 둘러싸고 군부 내부의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피라미드는 수천 년을 버텼지만, 국민의 고혈을 짜내어 쌓아 올린 독재와 부패의 성벽은 이제 모래성처럼 허물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