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PUBG)'나 '발로란트' 등 국내 인기 온라인 게임 서버에 접속하면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거나 불법 프로그램(핵)을 사용하는 중국인 유저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분명 해외 접속이 차단되어 있거나 핑(Ping, 지연 시간) 문제로 정상적인 플레이...
'배틀그라운드(PUBG)'나 '발로란트' 등 국내 인기 온라인 게임 서버에 접속하면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거나 불법 프로그램(핵)을 사용하는 중국인 유저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분명 해외 접속이 차단되어 있거나 핑(Ping, 지연 시간) 문제로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텐데,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한국 서버를 안방처럼 드나드는 것일까?구독자 135만 명을 보유한 IT 전문 유튜브 채널 '뻘짓연구소'는 6일 공개한 영상을 통해 중국 선전(Shenzhen)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PC방을 직접 방문, 한국 게이머들이 수년간 품어온 이 답답한 의문증에 대한 충격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가장 놀라운 점은 중국 PC방의 게임 런처(실행 프로그램) 시스템이다. 리뷰어에 따르면, 중국 PC방 런처에는 이른바 '핑 가속기'라 불리는 전용 VPN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다.배틀그라운드 등 글로벌 게임을 실행할 때 클릭 한 번이면 자동으로 접속 지역을 서울 서버로 우회해 준다. 물리적인 거리가 있음에도 핑 수치는 50ms 안팎으로 쾌적하게 유지되며, 게임 플레이 중 화면 끊김이나 버벅거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쾌적한 환경이 제공된다.중국 게이머들이 언어 장벽을 뚫고 굳이 한국 서버로 몰려드는 기술적 기반이 PC방 인프라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원되고 있는 셈이다.
핑 가속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런처에 버젓이 연동되어 있는 계정 대여 및 거래 서비스다.중국 PC방 시스템 내에서는 1시간에 단 1위안(한화 약 200원)이면 배틀그라운드나 GTA 5 같은 유료 게임의 타인 계정을 손쉽게 빌릴 수 있다. 아예 월정액이나 연간 결제를 통해 여러 게임의 계정을 자유롭게 대여해 주는 패스권까지 존재한다.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이 중국인 유저들의 무분별한 불법 프로그램 사용을 부추기는 핵심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상적인 유저라면 본인 명의의 계정이 영구 정지당할 것을 두려워해 핵 사용을 꺼리지만, 단돈 200원에 남의 계정을 무한정 빌릴 수 있는 환경에서는 계정이 정지당해도 아무런 타격이 없다. 범죄에 대한 리스크가 사실상 0에 가깝게 설계된 생태계가 핵 유저들을 끊임없이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영상은 핵 문제 외에도 중국 PC방의 독특하고 고도화된 문화적 단면을 조명했다.완전한 무인 시스템 : 카운터를 거칠 필요 없이 좌석의 QR코드를 알리페이로 스캔해 시간을 충전하고, 음식과 커피 역시 미니 앱을 통해 자동으로 번역된 메뉴판에서 비대면으로 주문하는 고도화된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중국 전용 CPU와 하이엔드 대여 : 인텔 코어 i7-13790F 등 중국 시장 전용으로 출시된 부품이 탑재되어 있으며, 로지텍 지슈라(G Pro X Superlight)나 우팅 키보드 등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하이엔드 게이밍 장비를 시간당 1천 원 수준에 대여해 주는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그러나 이러한 첨단화된 시스템 속에서도 쾌적한 실내 환경과는 거리가 멀게 단독 룸 안팎에서 짙은 담배 냄새가 진동하는 등 중국 PC방 특유의 낙후된 문화가 공존하는 씁쓸한 풍경도 함께 담겼다.결론적으로 '뻘짓연구소'의 이번 현장 탐사 리뷰는, 국내 게임사들이 안티 치트(핵 방지) 프로그램을 아무리 고도화하더라도 '200원 무한 계정 대여'와 '전용 핑 가속기'로 무장한 중국 현지의 거대한 PC방 산업 생태계를 원천적으로 막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암담하고 구조적인 현실을 대중에게 적나라하게 일깨워 주었다.